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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어드벤처 게임으로 영어와 친해지기


영어로의 도전과 모험(adventure)


어드벤처 게임을 한다고 바로 영어실력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저만해도 뜨문뜨문 어드벤처 게임들의 지문을 이해하고 플레이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어드벤처 게임이 영어 실력은 아니더라도 영어에 대한 모험심과 도전의식은 높여줄 수 있습니다. 조금 스트레스 받고 조금 답답하더라도 일부러 영어로 된 어드벤처 게임을 계속 접하다보면 '영어를 더 잘하고 싶다', '더 자유롭게 저 대사들을 이해하고 스토리를 탐구하고 싶다'는 욕망이 슬그머니 생기고 커집니다. 바로 그것으로, 영문 어드벤처 게임의 역할은 이미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머지는 덤입니다.


미드도 좋다, 그러나


미드로 영어 공부하기는 유명합니다. 그러나 우리 게이머들은 어차피 게임하는 거, 꿩도 먹고 알도 먹고 일석이조로 게임으로 영어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저와 같은 초보자들에게는 미드보다는 게임이 더 영어 공부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은 성우가 목소리를 연기하기에 발음이 대체로 빠르지 않고 명료합니다. 물론 자막도 거의 기본으로 제공되지요. 또, 어드벤처 게임은 회화뿐 아니라 일반 텍스트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영문 읽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어드벤처 게임으로 영어 소설 읽기의 장점과 미드의 장점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대사는 기회다


어드벤처 게임은 퍼즐을 풀어나가며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게임입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같은 인물과 반복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여기서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영어 고수들에 의하면, 영어를 잘하려면 머릿속에 확고하게 정립된 영어 문장이 많이 들어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즉, 머릿속에 일종의 영어 자석이 생겨야 그 이후부터 영어 실력이 쭉쭉 늘어난다고 합니다. 어드벤처 게임의 반복되는 대사를 이렇게 영어를 머릿속에 새기는 기회로 활용해봅시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대사가 나올 때 같이 소리 내어 낭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실력자들은 게임을 하면서 쉐도잉(Shadowing: 동시발성)을 해보자


쉐도잉은 들리는 대로 영어를 그림자처럼 입으로 바로 따라 말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동시통역 대학원에서도 활용하고 있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영어를 옹알이처럼 따라해 영어 특유의 발성과 감각을 익히는 검증된 훈련방법인 것입니다. 어드벤처 게임은 미드나 영화와 달리 대사 중간 중간 여백이 많고, 다음 대화를 진행할지 말지도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쉐도잉을 훈련하기에 좋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에 나오는 지문을 눈으로 읽어 독해하고 이해할 정도가 되면 쉐도잉을 적용해 영어를 듣고 말하며 게임을 진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롤플레잉(rpg) 게임도 좋다


'그렇게 따지면 대사량이 더 많은 롤플레잉(rpg) 게임이 영어 공부에 더 좋은 것 아니냐?'라고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롤플레잉 게이머는 rpg로 영어 공부하면 그 역시 게임도 하고 영어도 배우고 일석이조일 것입니다. 저도 두 장르 모두 좋아합니다. 다만 롤플레잉 게임은 대체로 전투의 비중이 높고 사람을 격동시키고 흥분시키는 요소가 많아 차분히 영어를 익힌다는 관점에서는 부적합한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게이머라면 다 아시겠지만, 빠르고 강렬한 자극으로 흥분된 마음 속에 있을 때는 대사조차도 귀찮아서(심지어 한국어일지라도) 빨리 넘기고 싶어지게 됩니다. 한글로 적힌 대사도 대충 넘기는 마음 상태에 행여나 사전을 꺼내든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소설을 읽는 감각과 비슷한 어드벤처 게임 특유의 느리고 차분한 템포가 영어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더 좋은 환경일 수 있습니다. 


1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