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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현대 CRPG: 흥미로운가 아니면 안일한가?

게임밴시(http://www.gamebanshee.com)에 올라온 기사를 요약해보았습니다.

전문: 'Modern CRPGs: Compelling or Complacent?'



지난 10여 년의 기간동안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은 완전히 업계의 주류 장르로 자리잡았습니다. 스카이림이나 폴아웃, 위쳐3 같은 게임은 수백만 장이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타이틀들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롤플레잉 장르는 정체를 겪고 있는게 아닐까요?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제작에 참여한바 있던 게임 개발자 구이도 헨켈(Guido Henkel)은 발더스 게이트가 알피지 장르를 망각에서 불러내 주류 시장으로 끌어내고 20년이 지난 지금, 혁신, 디자인, 롤플레잉의 참된 정신의 관점에서 볼 때 rpg 장르가 정체되어 있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의 디자인은 거의 진화하지 않았다. 비주얼은 더 눈부시고, 스토리라인은 더 복잡하고, 세계는 더 크지만, 정작 핵심인 심장이 뛰지 않는다."


헨켈은 이건 현대 CRPG가 단순히 깊이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들이 롤플레잉의 핵심 특징을 게임 플레이로 구현하는 방식과 관계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는 플레이어가 더는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젠 상상력도 필요없을뿐 아니라, 고전 롤플레잉 게임을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만들어주던 흥미로운 여러 디테일들을 플레이어에게서 빼앗아 가버렸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요? 헨켈은 몇 가지 원인은 단순하게도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의 진보에 의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 플레이에서 '하찮은' 일들을 제거한 것이나 오토맵핑이나 오토저널같은 유저편의를 위해 만든 인터랙션 같은 거 말이죠.


쉽고 편하고 별다른 집중력이 필요치 않는 것을 갈망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롤플레잉 게임이 접근성과 편이성이라는 명목으로 점점 더 단순화하고 자동화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날, 컴퓨터는 퀘스트 목적지, 모든 크래프팅 자원, 대장장이, 도적 캠프, 그라인드스톤, 상점, 모든 중요한 NPC, 모든 던전 입구, 모든 야영지를 추적해주고 맵핑해준다. 심지어 일부 게임은 다음 퀘스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친절히 알려준다."


CRPG가 접근하기 쉬워짐에 따라 비례하여 플레이어도 증가했습니다. 그러한 성장의 결과로 "오늘날의 주류 CRPG는 80년대와 90년대 그들의 선조와는 공통점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하여 게임 세계는 커지고, 전투는 화려하고 자극적이되고, 스토리는 더 흥미로워졌지만, 실제로는 우리는 "자유의 환상"만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AAA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은 매우 간단한 공식으로 쪼라들게 되었다. 달리고, 싸우고, NPC와 대화한 후, 정적인 퀘스트 라인을 따라간다.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는 이 모든 경험에서 한 발 떨어져있다. 게임 내 삽입된 오토파일럿이 당신이 머리를 써 기량과 상상력을 펼치는 것을 필요없게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대화 지문을 그냥 생각없이 클릭해도 된다. 그걸로 머리를 쓸 일은 없을 테니까. 당신은 또한 절대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오토맵핑이 퀘스트의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알려줄테니까. 운이 좋다면 가끔 당신에게 다소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선택이 허용된다. 퍼즐은 극도로 희귀하지만 혹시나 퍼즐이 있다해도 그것은 그 해답이 이미 제시되어 있거나 아니면 그냥 평범하게 어떤 것들의 순서를 맞추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 어떤 것도 플레이어를 몇 초 이상 막히게 해서는 안 된다."


뭔가 우울한 진단같지만 헨켈은 장르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헨켈은 CRPG를 혁신하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장르의 진화를 위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가 왔다고 강하게 느끼고 있다. 기술과 엄청난 CPU파워를 우리의 도구가 되게 하자. 컴퓨터가 진짜 던전 마스터가 되게 하자. 그리하여 우리가 플레이함에 따라 형성되는 내러티브를 직조하는 스토리텔러가 되게 하자. 개별 플레이어가 행동하는 방식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플레이어 고유의 강점과 약점, 업적과 스타일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다른 도전을 제공하게 하자. 플레이어에게 선택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른 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하자."


이건 확실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헨켈은 이러한 도전에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만일 새로운 롤플레잉 게임이 등장한다면 그건 어떤 새로운 경험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혹시 도전해보지 않겠는가? 내가 기꺼이 돕겠다."


비슷한 관점의 글: 껍집인간, "RPG를 죽인 진범들", "과연 3대 RPG는 죽었는가?", "울티마4 리뷰"


(주의: 제가 헨켈과 껍질인간의 관점에 다 동의해서 요약과 링크를 건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 식의 다른 생각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7/03/09


* 번역&요약: 모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