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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3: 그들은 잠들지 않았다.
보그니어가 죽은 후 나(하콘)는 이제 실질적인 새로운 리더가 된다. 행군은 계속되어야 한다. 일단 쉴리드에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물론 최종 목적지는 수도 그롭하임이다.
쉴리드로 가는 중 우리는 바람을 타고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함성을 들었다. 바를식 환영인사였다. 캐러밴의 바를들이 당신이 가리킨 방향으로 향했다. 우리는 중간에 총 수백명은 되보일 것 같은 그들을 만났다.
파숄트 - "자네가 온 걸 보니 보그니어도 함께 있겠군."
하콘 - "보그니어는 죽었네."
모거 - "자네 쉴리드의 깃발을 가지고 있군. 무슨 일인 건가? 울파르가 그곳을 책임지지 않았던가?"
파숄트 - "난 파숄트네. 울파르는 만약을 대비해 쉴리드에 남아있네. 그가 보그니어를 맞이하라고 나를 보냈네만.. 자네 뿐이군. 아직은 쉴리드에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네. 드렛지가 없다는 소리네. 그들은 절대로 쉴리드를 통과해 간 게 아니네, 그들은 전부 릿지혼 바깥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 우리가 알아낸 것은 그것 뿐이네. 한 그룹이 그쪽으로 갔고, 우리는 여기로 왔네."
모거 - "릿지혼? 해변에 있는 요새 말인가? 그 지역은 수백년 동안 버려져 있었는데."
파숄트 - "맞네. 그래서 그들이 거기에 출몰한 것일 수도 있지. 모든 걸 고려해 봤을 때 이건 또다른 침략이네."
릿지혼으로 행군을 하다가 캐러밴이 멈춰섰다. 신석이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우리는 짧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전사들이 기쁜 표정으로 긴장을 풀었고 신석은 당신에게 편안한 방법으로 보살펴줄 것만 같은 고대의 기운을 풍겼다.
허나 밑에는 수습되지 않은 시체가 있었다. 신석의 중심부에 있는 땅에는 누가 발버둥친 것 같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상인들이었고 드렛지의 시체는 없었다. 뎅글러 신석을 둘러싸고 다양한 물품들이 있었다.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모를 술통, 은화, 그리고 동석으로 만든 조각상들이 있었다. 모두 죽은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었다.
뎅글러는 언제나 인간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신들 중 하나로 행운의 신이었다. 그들은 그가 행운, 부, 그리고 뭐가 됐던 가졌으면 하는 걸 가져다 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행운이란 단어는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우리는 길을 떠났다.
모거 - 뭐야 이 난장판은? 엄청난 전투가 있었나보군. 그것도 최근에 말이야.
하콘 - 어쩌면 탑에서 뭔가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 바를을 데리고 건물들을 수색시키게.
릿지혼 탑에 남아있는 드렛지들의 잔당을 헤치우고 나는 구겨진 벽에 기대서서 드렛지들의 끝없는 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내려다 보았다. "믿어지는가, 하콘?" 모거가 물었다. 어마어마한 드렛지의 숫자는 대전쟁에 서 있었던 당신을 떠올리게 했다. "충분히 봤네··." 당신이 대답했다. "여기서 나가도록 하지."
우빈 - 하콘, 아무래도 자네가 이걸 봐야할 것 같네.
근처에 탑에서 데리고 온 남자가 바람을 보호하는 작은 벽 안에 누워있었다.
우빈 - 내 생각에 이 남자는 멘더(주문을 외우는 사람들)인 것 같네.
하콘 - 그건 더 많은 의문이 떠오르게 하는군요.
모거 - 주문을 외우는 사람들이라고? 릿지혼에? 어째서?
하콘 - 이들은 아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었을 수도 있네. 우리가 여기를 살아서 나간다면 뭐라도 말해주겠지.
휴식을 취하고 가려고 하자 인간 왕자 루딘이 당장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낀 루딘은 떠나겠다고 외쳤다. 그러나 그를 함부로 떠나게 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그를 데리고 수도로 가야 한다. 인간과의 동맹은 중요하니까. 결국 나는 기습하여 그를 기절시켰다.
행군 도중 릿지혼에서 데리온 멘더가 깨어났다. 그의 이름은 에이빈이라고 했다.
하콘 - 우리는 이 주 전에 겨우 그곳을 빠져나왔어. 드렛지가 왜 릿지혼으로 기어들어오는지 아는 거라도 있나?
에이빈 - 드렛지! 우린 돌아가야 합니다!
하콘 - 거기는 이미 무덤이야, 꼬마! 미안하지만, 에이빈.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 여자는 죽어 있었어. 우리가 해야하는 건 요룬더에게 이 일을 알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준비하는 거야. 그러니 당신이..
에이빈 - 그녀가 죽었어. 그녀를 살려내지 못했어.
에이빈은 갑자기 지쳐 보이더니 땅에 쓰러졌다. 나는 몇몇 바를들에게 손짓해 그를 다시 수레로 옮기도록 했다. 우리가 듣고 싶었던 말은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
그롭하임이 가까워질수록 공포가 나를 사로잡았다. 도시가 멀쩡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막상 목격하게 된 도시의 모습은 숨이 턱 막히는 것이었다.
오, 이런..